인문학/책

GRIT(성공을 이끄는 특성은 재능이 아닌 그릿이다.) - 5 (完)

Retyper 2022. 7. 23. 17:10

사진1. 책 [GRIT]의 표지

네 번째, 희망. 더 나은 내일을 스스로 만들어가겠다는 결심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가망이 없어 보일 때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포기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런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한 희망에 관한 격언들은 진부하도록 많이 있다. (아래 명언들의 정확한 출처도 알 수 없고(내용은 나무위키 검색 '희망') 심지어 그 사람이 이 말을 했는지도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 키케로

 

내 비장의 무기는 아직 손안에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큰 희망이 큰 사람을 만든다. - 토마스 플러

 

하지만 반대로 희망을 경시하는 시선도 있다.

 

진정, 재앙은 다른 곳에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희망.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계속 절망을 반복케 하는 진정한 재앙이다. - 니체

 

나는 희망을 가졌는데, 나날이 시들어 간다. 아아! 뿌리가 끊긴 나무의 잎사귀에 물을 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장 자크 루소

 

어떤이유에서 이렇게 정 반대의 의견들이 공존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릿의 저자 엔젤라 더크워스는 왜 희망이 그릿을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마지막 요소로서 소개한 것일까?

 

사진2. 양분도 흙도 부족한 곳에서 싹을 틔워 커가는 잡초

 

누가 희망을 실현시키느냐?

희망은 자신의 삶이나 세계의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하는 낙관적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주로 실현 시간이 불명확하다. - 위키백과 -

 

희망의 가치가 이렇게 다르게 평가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희망을 가지는 것이 항상 상황을 좋게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주 혹은 신 같은 자신의 외부의 힘에게 이 상황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게 해 달라는 구걸 같기도 하고 도박 같기도 한 희망의 한 모습 때문에 니체 같은 사람들은 맹목적인 희망을 혐오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책임 없이 바라기만 하는 희망은 사실 상황에 아무것도 기여하는 바가 없이 그저 내일은 이 비가 그치겠지 하는 기분전환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가 정의하는 그릿에 필요한 희망은 의미가 다르다. 

외부의 힘이 어떻게든 도와주길 바라기에 종교적인 색채를 띄기도 하는 보편적인 희망과는 다르게 그릿에 필요한 희망은 상황을 전환시키는 힘의 근원이 오로지 자신에게 있다. 자기가 가진 힘과 자원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고 그러한 계획이 상황을 나아지게 할수 있다는 계산이 완성되었을 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생긴다. 뻔한 이야기로 들린다면 저자가 책에 실은 심리학적 실험을 살펴보자.

 

'문제 자체'가 아닌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게 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과 스티브마이어느 1964년에 이런 실험을 하였다. 창문 없는 실험실에서 두 마리의 개를 각각 우리에 가둔다. 개들의 뒷다리에 무작위로 예고 없는 5초간의 전기충격을 64번 가한다. 하지만 어떤 개는 우리 앞의 패널을 누르면 전기가 바로 멈추고 다른 개는 그런 패널이 없이 전기충격을 그냥 맞고만 있어야 한다. 이런 실험을 다른 개들에게도 반복한다. 다음날, '셔틀 박스'라고 붙인 다른 우리에 개를 한 마리씩 넣는다.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이 박스에는 방 한가운데 개가 충분히 넘을 만한 칸막이가 있고 양쪽 바닥은 전기가 통하게 만들어져 있다. 큰 소리가 나면 개가 있는 위치의 바닥은 전기가 흐르지만 반대편은 흐르지 않는다. 이 실험에서 전날 패널을 스스로 눌러 전기를 차단할 수 있었던 개는 거의 대부분 장벽을 뛰어넘으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학습해냈다. 신호가 울리면 장벽을 넘어가 고통을 피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날 전기충격을 피할 방법이 없었던 개들의 2/3는 장벽을 넘어가 보지 않고 그저 웅크려 앉아 낑낑대며 전기가 끝나기를 참았다.

 

사진3. 무력감과 낙관주의는 학습될 수 있다.

 

개들은 무력감과 낙관주의를 각각 학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기충격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던 개들은 이 고통은 일시적인 것이며 지금은 모르지만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이해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반면에 전기충격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던 개들은 이 고통은 누군가가 멈춰주기까지는 막을 수 없는 것이며 빨리 끝나길 바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변을 파악하는 것을 멈추고 새로운 해결 방법을 스스로 제한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자신을 변화시킨다.

듣기 거북하지만 거부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말이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거 아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들의 안 좋은 부분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들의 그런 행동양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아마 이런 경험적인 이유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는 하지만 "사람은 거의 대부분 변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생각이 달라졌다.

긍정적인 사람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여기지만 비관적인 사람은 영속적이라고 받아들인다. 그 문제가 외부에서 시작된 문제이건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이건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가능성을 얼마나 제시하느냐에따라 긍정적 태도와 부정적 태도가 갈린다.

 

(성장형 사고방식과 고정형 사고방식)

https://www.robertwalters.co.kr/hiring/hiring-advice/grow-mind-set.html

 

또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고정형 사고방식도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성장형 사고방식도 자라온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어린시절 부모나 교사에게 들었던 칭찬이 노력에대한 칭찬이었는지, 재능에 대한 칭찬이었는지에따라 그때배운 언어로 지금의 승패를 본인스스로 평가한다고 말이다.

성장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에 대해 무력하다는 원인이 있다. 하지만 원래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영원히 변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여태 살아온 환경이 어찌 되었던 사고방식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하건 상관없이 나는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새롭게 출발시킨다면 스스로에게 희망도 가르칠 수 있다. 성장형 사고방식이 역경에 대한 낙관적인 해석을 낳고 이는 극복하고자 하는 투지로 이어져 사람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 그릿을 기르는 법

그릿을 기르는 4가지는 지금까지 앞에서 소개한 것들이다. 관심사를 계발하고(관심), 도전적인 과제들을 매일 습관적으로 연습하고(연습), 최종적으로 이어지는 대 목표를 세우고(목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희망).

 

뒤집어진 천재의 정의

책의 마지막부분에서 그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재의 정의를 뒤집어 버린다. 별다른 노력하지 않아도 위대한 과업을 성취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천재라고 부를만 하다는 것이다.

 

사진5.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


마치며...

책의 3부에서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릿을 길러주길 원하는 부모들을 위한 내용이 들어있다. 아무래도 저자가 그릿을 탐구하면서 투지를 더 잘 이끌어내는 특성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환경적인 요건이 작지 않은 역할들을 한 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이미 앞 내용들에서도 그러한 사실들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부분들은 따로 소개하지 않고자 한다. 다만 여기서는 자신이 속한 환경과 집단의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무기력도 성장욕도 주변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환경을 통제하는 것이 그릿을 성장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의도적으로 무기력을 조장하는 곳은 피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이렇게 듣는이들을 고양시키는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막상 하루 자고 일어나거나 밥 먹고 오면 불타던 열의도 금세 식어버린다. 남의 얘기일 뿐 내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을 직간접적으로 소개하고 있고 그 실효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들과 reference들을 참조하고 있다. 그것이 한 번 읽고 공감한 것을 잊어버리더라도 다시 읽었을 때 저자가 실은 말의 힘을 오히려 더 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고 나서 후회할까 봐 시작도 않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 전문성을 논할 수 없다. 열의 동기 노력 투지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개발할 수 있고 그 일이 끝나더라도 낭비되지 않는 중요한 자산이다.'라는 격려를 줄 것만 같다. 저자의 말대로 나 또한 내가 하고자 했던 일에서 가볼 수 있는 곳까지 아직 가보지 못했기에, 겨우 몇 걸음 가보고 방향을 바꿔도 보았기에, 한 번의 실패가 가능성의 한계라고 결론 내려 봤기에, 그릿이 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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