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책

GRIT(성공을 이끄는 특성은 재능이 아닌 그릿이다.) - 1

Retyper 2022. 7. 17. 16:21

사진1. 책 [GRIT]의 표지

 

GRIT 이란 무엇인가?

책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GRIT 은 이 책의 저자 엔젤라 더크워스가 만든 신조어로,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 의 앞글자를 한데 모은 단어라고 한다(뉴스). '투지' '열정이 결합된 끈기' 등으로도 설명이 되는데, 그 핵심은 '성취를 이루어 낼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 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컨셉

1줄 요약

  • 무언가를 성취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의 특성은 '그릿'이다.

3줄 요약

  • 우리는 흔히 위대한 업적이나 눈부신 성과를 낸 사람을 '천재'라고 칭찬하고 그의 '타고난 재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자주 말한다.
  • 하지만 그러한 성공을 분명하게 이끌고 최종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재능'이 아닌 '그릿'이다.
  • 수많은 연구와 사례들이 입증해주고 있으며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책의 구성

3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그릿이 무엇인지 사례를 들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성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서술되어있다.

2부에서는 그러한 그릿을 어떻게하면 개발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키워드로 '관심', '목표', '연습', '희망' 4가지가 그 요건에 해당한다.

3부에서는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자신의 아이의 그릿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연속해서 3번이나 읽은 책

2022년 6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7월 중순까지. 이 책만 연속해서 3번을 읽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아마 이 책을 기점으로 앞으로 이렇게 연속으로 한 책을 읽는 일이 더 생길 것같다. 이렇게 집중적으로 읽은 이유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도 아니고 어려워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은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얻어낼 수 있는 통찰이 내 삶에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이다.

 

토끼와 거북이

사진2. 토끼와 거북이가 생각나는 '노력이냐?'와 '재능이냐?'.

 

재능과 집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잘 알고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게되었는데 선천적으로 빠른 발을 타고났던 토끼가 뒤의 거북이가 보이지도 않을 때까지 뛰다가 지루해서 나무아래 잠들고, 포기하기 않고 자신이 능력으로 최선을 다한 거북이가 결국 그 틈을타 결승선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였지만 지금들어도 별로 공감도 안 될 뿐더러 콧방귀만 뀌어진다. "그러면 토끼가 여유만 안 부리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는거네?", "거북이는 운이 좋았을 뿐 애초에 해서는 안 될 경주를 했네?", "결국 거북이는 아무리 뛰어봤자 토끼가 맘먹고 뛰면 절대 이길 수 없는 거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확실히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 비해 인물의 조건이 부적절한 이야기이긴하다. 사실 이 책이 주려는 메시지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과 똑같다. 하지만 이 작은 이야기와는 다르게 수많은 사례와 과학적 근거들로 메시지에 힘을 실어 두었다. 그 차이는 마치 2차원 벡터공간에서 영벡터(근거없는 주장)와 확실한 스칼라량을 가지고 있는 벡터(근거를 제시한 주장)를 보는 것 같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특성

저자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했고 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운도 좋았고 재능도 있었으며 이는 놀라운 발견은 아니었다. 하지만 운도 재능도 있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큰 목표를 성취한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그들은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 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열정과 결합된 끈기 즉, 그릿grit 이 있었던 것이다.

이어서 저자는 이 그릿을 측정하기 위한 그릿척도grit scale을 개발하여 그릿을 점수로서 평가할수 있게 만들었다. 주의할점은 이 점수가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평가하는 척도는 아닐 뿐 더러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다. 점수표를 통해 그녀는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고된 훈련과정인 '비스트'를 중도포기하지 않고 완료한 사람들이 다른 SAT점수, 고등학교 석차, 리더십경험, 운동실력과 상관없이 오직 '그릿'이 얼마나 있느냐에따라 판가름 났다고 결론지었다.

 

성공이 아니라 인내심에 필요한 특성 아닌가?

그릿척도에서 묻는 질문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무언가 한가지 목표를 끈질기게 이어나가는 사람은 그릿 점수가 높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의문이 들었다. 목표한 일을 이루게 하는 사람의 특성으로서 그릿은 적절한 지표이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성공'을 보장하는 척도는 아닌, 단지 인내심을 보여주는 지표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눈앞의 과제를 끝까지 완수하게 하는 특성이 성공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러한 질문에도 저자는 책내에서 적절한 답변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풀어놓았다. 스스로 성공이라고 인정할만한 커다란 대 목표가 있어야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하위목표들을 세세하게 나누어 작은 성취들의 결과가 최종적으로 모두 그 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원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이나 기술을 발달시키기 위해 꾸준히 연습을 하고, 그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치 엔진처럼 처음발견했던 '관심' 지속적으로 개발해야하고, 오늘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히더라도 언젠가는 힘을 기른다면 넘을 수 있다는 능동적인 '희망'을 품는다면 그릿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3. 내 인생이 성공했다고 느끼려면 어떤 일을 목표로 해야할까?

 

그릿 외에 성공을 예측해주는 요인은?

책에서는 사전 경험, 격려해 주는 교사, 기초체력 등이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외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왜 저자는 그릿이 중요하다면서 맥킨지를 그만두었나?

읽으면서 들었던 또다른 생각은, 그렇게 그릿이 중요하고 투지를 가진 사람이 성공한다고 하는데 정작 저자 본인은 왜 그 좋은 직장(맥킨지&컴퍼니. 꿈의기업이라 불릴정도의 높은 연봉. 학부졸업생 초봉이 한화 1억원 정도라고 하며 4년차는 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에 들어가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고 나온 것인가 하는 것이였다. 물론 책에서도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답변은 해놓았지만, 거기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업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성공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릿은 왼쪽 이두근 근력과 같이 1차원적인 특성이 아니라 추구하는 목표와 사람의 관계까지 얽힌 종합적인 특성이다. 아무리 그릿이 높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와 관계가 없는 일이거나 관심이 없는 일에 대해서라면 투지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일이나 끝까지 붙잡고 '무조건 포기하지 않는 자세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심사숙고한 결과 대 목표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빠르게 그만두고 시간을 더 효율적인 곳에 쓰는것이 그릿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재능이 중요한것 같은데...

저자는 왜 미리 한계를 정하고 재능을 강조하는 이유를 자문했다. 먼 미래에 이루게 될 성취를 노력이 아는 재능이 실현시키리라 믿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다.

 

사진4. 글쎄~ 어차피 해봤자 일 것 같은데~~

 

나는 이 질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 마음속 '까칠이'가 열변을 토한듯 하다.

 

"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올까봐 두려운 것. 재능이 있는자와 비교해서 상대적 노력 투자량 차이, 성과량차이,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재는 저것만 해도 내가 해온 이 만큼을 다 소화하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갈길을 가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어떤 일을 하다보면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보이고 보이면 생각이들고 생각하면 신경쓰이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쓰나? 그래서 비상한 사람들은 나와 동떨어진 천재다 하고 치부하면 마음이 편하다. 태생적으로 쫒아갈 수 없었다. 어차피 노력해도 (저렇게는) 안 되는 거였다. 그러니 내 노력은 박탈감만 낳을 뿐 헛될 것이 분명하기에 나는 내가 별로 안 좋아 하더라도 그나마 남들보다 잘하는 일을 해야지. 왜 굳이 비교하면서 살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자연스럽게 비교가 돼. 우리가 그렇게 진화했나봐. 질투는 당장에는 불필요한 자원이라도 불완전한 미래를 위해 무작정 가지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됨. 하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포기하고 다른 것을 찾는게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

 

이 생각에 저자는 니체의 말로 답변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5.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 - Friedrich Nietzshe, Human, All Too Human: A Book for Free Spirits, trans. R.J. Hollingdale -

 

재능을 선호하는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특히 수학이나 예체능관련한 부분에서는 선천적인 능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저자도 이를 모르는 부분은 아닌듯 했다. '선천적 재능에 대한 편향'으로 불리는 사람의 특징은 한 연구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몇몇 전문 음악인들에게 재능과 노력 둘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물으니 '노력' 이라고 대답했으나, 같은 연주자가 한 곡을 녹음한 것을 다른  두 부분으로 들려주고 하나는 재능형 인재, 하나는 노력형 인재의 연주라고 소개하니 재능형 인재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내 생각에 이런 편향은 애써 누르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재능은 잠재력을 얘기해 주지만 노력은 보통 그렇지 않다. 또, 노력은 보상받지 못할수도 있지만 재능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반 영구적인 자산이다. 두 사람이 같은 위치에 있다면 재능있는 사람이 더 가능성 있어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재능만능주의는 큰 위험을 가지고 있다.

재능은 성공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중에 하나일 뿐이다. 여기에 좀 더 생각을 보태자면, 성취를 좌우하는 것은 재능이 주는 가능성이 아니라 '가능성을 실체화시키는 능력'이다(실존주의자로서 존재로 결과를 체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것이라 생각한다. 가능성만 가지고 '유능한 초보자'로서의 칭찬만 먹고사는 짓은 약에 취한 듯 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몇가지의 사례도 책에 수록되어있다(사실 나는 사례를 통해서 큰 감동을 느끼지는 않았다. 재능이 없어도 성공한 신화는 아무리 많아도 귀납적으로 증명하기엔 성공한 사람들 중 재능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보이기 때문. 재능없이 성공하는게 기적처럼 느껴지기도 함.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납득할 수 있었다.)

 

재능보다 가치있는 노력

그렇다고 재능은 무시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건 아니다. 재능은 분명하게 역할을 하고 있고 저자도 이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드디어 그녀의 성취에 관한 방정식이 등장한다. 이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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