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역사

조선시대의 뱅크시, 김삿갓

Retyper 2022. 12. 4. 17:15

사진1. 영국의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서당내조지(書堂乃早知)
방중개존물(房中皆尊物)
학생제미십(學生諸未十)
선생내불알(先生來不謁)
- <욕설모서당(辱說某書堂)> 김병연-

 

 

조선의 뱅크시

영국의 무명화가 뱅크시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품고 통렬한 사회비판적 작품들을 예상치 못한 세계 곳곳에 남기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상에 일침을 가했던 문장가가 있다면 믿겠는가? 이름은 있는 조선의 시인, 김삿갓 김병연이 그 주인공이다.

 

※김병연 설화는 실제 역사기록보다는 소설과 시집에 남아있다.

 

사진2. 때는 1800년대 초 조선. 세도정치로 혼란스러웠던 어두운 시국.

 

 

장원급제한 촉망받는 청년

1800년대 초, 어머니와 4형제가 살던 강원도 영월 산골에 경사가 났다. 차남 김병연이 과거에 급제한 것이다. 영월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홍경래의 난에 항복한 선천 부사 '김익순'의 역적행위를 비판하는 주제로 과거시험이 열렸는데 김병연은 그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글을 적어 당당히 장원으로 급제를 하였다. "임금을 져버린 동시에 조상을 잃어버린 너는 한번은 고사하고 만번은 죽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기뻐하기는 커녕 얼굴이 사색이 되었고 무거운 입을 열어 김병연에게 그동안 감춰왔던 사실을 털어놓게되는데... "김익순 그분은... 너의 할아버지 이시다."

 

 

사진3. 충격 그 자체

 

 

떠나다. 모든것을 버리고

조상을 스스로 모욕한 일, 그 일로 벼슬길을 열어젖힌 일, 한탄스러운 집안의 내막, 처량한 그의 신세. 4년동안 집에 틀어박혀 폐인생활을 하던 김병연은 결심을 하여 홀홀 단신으로 방랑생활을 떠났다. 얼굴을 모두 가릴만큼 큼지막한 삿갓을 쓰고 외갓집 다녀온다는 말 한마디를 던져놓고 정 반대방향 금강산으로 그의 여행을 시작했다. 이후 평생 단 한번 집에 잠시 들른것 외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전국을 떠돌다가 객사하였다. 전라남도 화순에서 사망하기전까지 전국팔도를 유랑하며 수많은 시를 남기며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다.

 

 

 

김삿갓이 지은 최고의 욕설시(詩)

김삿갓이 지은 최고의 욕설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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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모서당>

서당내조지(書堂乃早知) : 서당을 내 일찌감치 알고왔는데
방중개존물(房中皆尊物) : 방안에는 모두 귀한 물건뿐이네
학생제미십(學生諸未十) : 학생 수는 채 열명이 안되는데
선생내불알(先生來不謁) : 알량한 선생은 나와서 나를 보지않네

 

자신을 박대한 시골 서당 훈장에게 일갈한 김삿갓. 4연타 욕설공격이 치명적이고 의미마저 완벽한 디스였다.

 

 

 

칼럼-울분과 회한의 방랑시인 김삿갓 회고(Ⅲ) - 경남도민신문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울분과 회한의 방랑시인 김삿갓 회고(Ⅲ) 일화6→하루는 김삿갓이 나룻배를 탔는데 그 배의 사공이 처녀였다. 김삿갓:여보 마누라. 노 좀 잘 저

www.gndomin.com

 

 

<시시비비>

시시비비비시시(是是非非非是是) :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옳지 않으며

시비비시시비시(是非非是非非是) :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함이 옳지 않음이 아니다

시비비시시비비(是非非是是非非) :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함이 그른 것이 아니며

시시비비시시비(是是非非是是非) : 옳다는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함이 도리어 그른 것을 옳다 함이다.

 

쓸데없는 탁상공론이나 하고있는 부류를 풍자하기위해 쓰인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단 두 글자로 완성시켰기 때문에 라임과 플로우가 기하학적이다 할정도로 창의적이다.

 

 

 

노마드 김삿갓 아픔이 민초의 아픔 어루만지다

선시종가 1080 / 12. 나무마다 모두 흰옷을 입었네 ( 본문 ) 천황붕호인황붕 ( 天皇崩乎人皇崩 ) 만수청산개피복 ( 萬樹...

www.hani.co.kr

 

 

<설>

천황붕호인황붕(天皇崩乎人皇崩) : 하늘황제 죽으셨나 땅의 임금 죽었는가?

만수청산개피복(萬樹靑山皆被服) : 푸른 산 나무마다 모두 소복을 입었네.

명일약사양래조(明日若使陽來弔) : 만약 내일 햇님더러 조문하게 한다면

가가첨전루적적(家家檐前淚滴滴) : 집집마다 처마 끝엔 눈물 뚝뚝 떨어지리 .

 

눈내린 산천을 묘사하되 그 모습을 암울한 분위기로 표현한 시이다. 시인의 시선은 평범한 자연현상도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생각컨대 경사가아닌 큰 조사로 겨울을 나타내는 모습이 당시 고단했던 시대상을 나타내는 듯 하다.

 

 

동영상1. KBS 역사스페셜. 김삿갓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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