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천문학

2011년 수능의 정신공격,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

Retyper 2022. 12. 21. 21:34

 

혼란 : 치코리타은(는) 혼란에 빠져 있다!
얼음 : 치코리타은(는) 얼어버려서 움직일 수 없다!
풀죽음 : 치코리타은(는) 풀이 죽어 움직일수 없었다!
- 게임 '포켓몬스터' 에서 상태이상 대사 -

 

 

사진1. 2011수능 루기아에게 뚜까맞은 치코리타마냥(?) 정신이 혼미해졌던 수험생들

 

 

충격과 공포의 2011학년도 수능 32 - 36번 문제 지문

2010년에 수능을 본 사람들은 잊지못하는 국어시험 문제가 있다.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에 대해 출제된 극악난이도의 문제. 이 지문에 발목이 잡혀 멘탈공격을 받고 뒤에있는 문제들을 풀 시간을 크게 빼앗겨 버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필자도 그 중에 한사람...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른다. 생각난 김에 이번에 한 번 찾아 보았다.

 

 

사진2.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동상

 

 

율리우스력

율리우스력의 '율리우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를 말한다.

율리우스력은 고대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제정해 기원전 45년부터 시행한 양력(陽曆) 역법이다. 율리우스력의 1년은 365일 또는 366일(4년에 한번)이다. - 위키백과 -
율리우스력은 2월(28일)을 제외한 모든 달을 30일과 31일로 정했다. 그리고 4년마다 2월을 29일로 했다. - 책 <과학관의 탄생 : 자연과 과학을 모은 지식 창고의 역사> / 홍대길 / 지식의 날개

율리우스력을 시행하면서 이전에 서양에서 사용하던 역법과 가장 큰 차이점은 간간이 사용되던 13월이 사라지고 지금의 달력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바뀐 것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의 윤년도 이때 생겼고 평균 한해의 길이는 365.25일 이었다. 비록, 이전에 사용되던 태음력과 비교해서 훨씬 알기쉽게 수정되고 정확해졌지만 실제 이 달력이 보여주는 1월 1일 0시 0분은 그 계절의 실제 날짜에서 매일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동영상1. 황도와 춘분점에 대해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EBS 영상

 

 

우리의 1년과 진짜 공전주기는 다르다

얼핏 생각하기로 지구공전주기가 실제 1년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주 멀리있는 다른 별을 기준으로 태양과 지구를 내려다 봤을때 지구가 태양을 정확히 한바퀴 도는 시간은 약 365.2564일이고 이를 항성년이라고 한다. 반면 우리가 느끼는 계절을 반영하여 봄의 시작에서 다시 다음 봄의 시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약 365.2422일 이고 이를 태양년이라고 한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봄의 시작은 무슨 기준이냐?

북위 37도부근에 있는(적도보다 37도 정도 위에있는) 지역에 살고있는 한국사람들은 집을 볼때 남향을 선호한다. 한국의 태양은 언제나 남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거실이 남쪽을 향하면 사계절내내 햇볕이 드는 집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적도에 사는 사람들의 태양은 아니다. 적도에 사는 사람에게 일년 중 몇 달은 해가 조금 남쪽부근에 뜨고 지고, 몇 달은 해가 조금 북쪽부근에 뜨고 지며, 어느날은 태양이 머리위에 수직으로 있어 세상의 그림자가 사라진듯한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곤 한다.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이지점이 춘분점과 추분점이고 춘분점을 기준으로 북반구는 봄이되고 태양은 한국에 점점 가까워져 하지점을 지나 추분점을 기준으로 가을이된다. 바로 이 춘분점이 봄의 시작(대략 3월 20일)이다.

춘분점(vernal equinox)은 천구의 적도(celestial equator)와 황도(ecliptic)가 교차하는 두 점 중 태양의 적위(declination)가 음(-)의 값에서 양(+)의 값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

 

 

 

“그림자가 없어요”… 자와섬 여러 곳에서 그림자 없는 현상 발생 | 한인포스트

10월 11일 11:25시간에 중부 자와 Semarang 시에서 그림자(Bayangan)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스마랑 뿐만 아니라 반둥, 수라바야 자와 여러 곳에서도 그림자가 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태양 그림자 없는 날

haninpost.com

 

 

우리가 받아들이는 1년은 태양년. 하지만 율리우스력은?

태양년(회귀년) : 평균춘분점을 기준으로 태양의 황경이 360˚가 되는 시간으로서, 태양이 황도를 따라 천구를 일주하는 주기이다. 회귀년이라고도 한다. 평균 365.24219878…일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

율리우스력은 칼로자른듯 딱 4년마다 한 번씩 2월 29일을 주기 때문에 연평균 일수가 365.25일이다. 얼핏 실제 계절에 따른 1년이 평균 365.2422일인걸로 보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 차이를 계산하면 매년 약 11분 14초가 우리가 세는 시간에 추가되어버린다. 128년이 지나면 1일이나 차이가 나버려 실제로 계절상 1월1일인데 사람들은 1월 2일로 사는 꼴이 되어버린다. 이 오차가 수정되지 못하고 천년넘게 이어져오면서 1500년대에는 10일 넘게 차이가 나버렸다.

 

 

그레고리력으로 전격교체?

그레고리력(영어: Gregorian Calendar)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태양력(太陽曆)으로, 1582년에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이전의 율리우스력을 개정하여 시행한 역법을 말한다. - 위키백과 -

문제는 부활절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의 국가들은 그리스 도교를 국교로 삼고 있었는데, 그리도교의 제례일 중 가장 중요한 부활절 계산에 혼란이 생겼던 것입니다. 부활절은 니케아 공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부활절은 춘분 후 첫번째 오는 보름을 지나 첫번째 일요일 날로 한다. 만일 첫 번째 오는 보름날과 일요일이 겹치면 그 다음 주 일요일이 부활절이 된다.' - 책 <메톤이 들려주는 달력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김충섭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는 325년에 부활절을 춘분 이후 첫 보름 다음의 일요일로 처음 못박았다. 그 때 이후로 1250여년이 지나 실제춘분이 그해 달력상 춘분인 3월 21일보다 10일이나 더 빨리 왔던 것이다. 당시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명으로 역법개정을 단행하였고 그 규칙을 다음과 같이 하였다.

  1. 1582년 10월 5일(금)을 10월 15일(금)로 한다.
  2. 종전과 같이 4의 배수인 해를 윤년으로 한다. 그러나 400년마다 3회만은 윤년을 두지 않아 오차를 보정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0으로 나눌 수 있지만 400으로 나뉘어 떨어지지 않는 해는 윤년을 두지 않는다. (출처 : 위키백과)

이렇게 수정된 그레고리력으로 인해 1년 평균일수가 365.2425일로 단축되어 태양년과 많이 비슷해쳤다. 사실 그레고리력으로 수정되었어도 약간 차이가 나긴하고 (매년 26초) 약 3,300년이 지나면 또다시 1일정도 편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종교적인 입장, 견해, 당시 시대적인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그레고리력이 세계적으로 통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20세기가 되어서야 일반화 되었다고 한다.

 

 

궁금한점

  • 3300년이 지나면 하루를 또 지워버리게 될까? 아니면 현대 표준 시각은 계속 수정되고 있을까?
  • 실제 공전궤도는 타원이고, 달과의 인력, 태양의 중력으로 발생하는 세차운동으로 인해 춘분점또한 계속 달라질 것 같은데 이것까지 모두 반영하면 앞으로 태양년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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