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천문학

골디락스 존

Retyper 2022. 7. 5. 23:49

사진1. 어떤 특성들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상적인 상태

우선 가장 큰 그릇의 음식을 먹어봤더니 너무 뜨거웠어요. 그다음 중간 그릇의 음식을 먹었는데 너무 짰어요.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그릇의 음식을 먹어봤더니 아주 맛있었어요. 그래서 조금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죠. - [EBS 동화 속 미술여행] "골디락스" 중에서 -

 

보통 경제용어로 쓰이는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는 "위키백과" 에  따르면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 골디락스(Goldilock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는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더라도 물가상승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을 지칭하는 경제용어이다. - 위키백과 -

 

사진2. 태양계와 TRAPPIST-1 항성계의 habitable zone.

골디락스 존

무언가가 너무 지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것을 의미하기에 경제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최적의 상태를 의미할 때 사용이 되는데 천문학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의 공전 영역을 일컫는데 쓰인다고 한다.

 

천문학에서 생물권(habitable zone, HZ)을 다른 용어로 골디락스 지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골디락스 지대는 한 항성 주위에서 지구와 비슷한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성의 공전 영역을 말한다. 이는 지구가 너무 춥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은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저, 현정준 역, 사이언스북스 -

 

왜 꼭 골디락스 존이어야 할까?

지구의 생명체는 다양한 환경에서 존재하고 있다. 온대기후, 열대기후, 심지어는 아주 높은 수압이나 산성 호수와 같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주에 있는 환경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온순한 환경이다. 당장 진공상태에서는 모든 액체는 끓어 증발해 버리고 수십억 년 동안 일정하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항성이 너무 가깝거나 멀어버리면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불지옥이나 대기까지 얼어붙는 얼음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들은 기본적으로 아무리 뜨거워도 물이 펄펄 끓는 온도는 버티지 못하고, 아무리 차가워도 물이 고체가 되는 온도에서는 번식하지 못한다. 행성의 대기 온도를 적당히 유지시켜주는 항성과의 적정 거리두기는 우리가 아는 생명체들에겐 1차적인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생물이 살 수 있는 행성을 탐색한다면 골디락스 존의 개념이 적용이 된다. 물론 그런 말도 안 되는 환경 속에서도 우리가 보기에 생명이라 부를 수 있는 물질대사와 번식을 이어가는 생물이 발견된다면 골디락스 존은 훨씬 넓어질 것이다.

 

이 항성주위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CHZ 또는 생태권)은 관념상의 구체로, 행성 표면의 온도가 액체 물이 존재할 정도로 알맞은 상태가 되는 거리를 뜻한다. 액체 물은 생명체의 탄생에 있어 중요한데, 그 이유는 화학반응에 필요한 용매로써 액체 물이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 위키백과 -

 

위키백과에서는 이 골디락스 존을 계산하는 방정식도 소개되어있다.

 

CHZ가 성립될 수 있는 영역은 항성의 크기와 밝기에 좌우된다. 특정 항성의 CHZ '중간' 지대 거리는 다음 방정식처럼 나타낼 수 있다.

dAU= √Lstar/Lsun

여기서
dAU 는 천문단위로 표시한 어머니 항성으로부터의 HZ 중간값이며,
Lstar는 대상 항성의 광도이고,
Lsun는 태양의 광도이다.
예를 들면, 태양 밝기의 4분의 1 정도인 K형 항성의 경우 이 별의 생물권 거리(생물권 영역 중 가장 지구와 흡사한 환경이 형성될 수 있는 중간 지대 거리임)는 약 0.5 천문단위이다. 태양 밝기의 2배 정도로 밝은 별의 경우 이 별의 생물권 거리는 위 공식에 의하면 약 1.4 천문단위가 된다. 생물권의 '한가운데'는 어떤 행성에 지구와 거의 비슷한 생명체들이 살아갈 환경이 갖춰질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단, 이 행성의 대기 조성이나 밀도는 지구와 흡사하다는 조건이 전제된다. - 위키백과 -

 

골디락스 이야기

골디락스는 원래 동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주인공 꼬마 아이의 이름이 골디락스였고 이 아이가 숲 속의 오두막에 들어가서 죽을 훔쳐먹었다는(?) 이야기이다. 원작이 정확이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르지만(다른 판에서는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EBS에서 그림동화가 있으니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처 : 유투브 채널 '동화책 읽어주는강토리'

 

최적의 조건과 덧없음

이 동화에는 '뜨거운 죽'과 '너무 짠 죽'뿐 만이 아니라 이런 대사도 나온다.

 

우선 그녀는 아빠의 큰 의자에 앉았어요. 하지만 너무 딱딱했어요. 그리고 엄마의자에 앉으려 했지만 너무 높았죠. 마지막으로 아기의자에 앉았는데, 그녀가 너무  무거워 그만 의자가 부서져 버렸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가장 편안하고 맛있는 것들은 한 가지 특성만 가진게 아니다. 단단함과 높이, 온도와 염도가 있고 더 표현하자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즉, 단단하더라도 높으면 좋지 않고, 미지근 해도 간이 안 맞으면 좋지 않다. 대상과 환경에는 여러 가지 특성들이 있고 이것들이 각각 적당하게 느껴지는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재밌게도 이야기 속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는 부서져 버렸고, 가장 맛있는 죽은 양이 적었으며, 가장 알맞은 침대는 위험도 잊은 채 잠들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최적이라고 느꼈던 순간은 한순간뿐이었고 알지 못했던 다른 특성들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다시 좋지 않은 상태로 놓이게 되었다. 마치 시지프 신화의 시지프처럼, 열심히 굴려 올린 돌이 다시 또르르 미끄러져내려 가 도로 올리고 떨어짐을 반복하는 것이 떠오르는 것은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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